2023. 3. 20. 00:07ㆍ독서
다단계에 잘 빠지는 사람들은 지능이 낮거나 귀가 얇거나 남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단계에 빠지는 사람들은 의외로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사, 약사, 간호사들도 많고 대기업 다니던 사람들도 많아요. 또한 돈을 벌어 가정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은 주부들도 많은데 이들의 성향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항상 독서 및 자기 계발을 통해 성장하고자 합니다. 다단계는 독서모임, 공부 등을 통해서 그들의 지적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또한, 무료로 타로카드 점을 봐주거나 몸의 상태 및 두피의 상태를 측정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대상자에게 접근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보고 어느 정도 그 의문점이 풀렸습니다.
이런 모임은 피하세요.
1. 매일의 동영상 보기, 매주 만남 & 매달 이벤트를 만들어서 모이는 모임: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은 세상입니다. 정상적인 모임이라면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필요해서 배우는 강좌라면 한 달, 또는 6개월이면 충분합니다.
2. 어려움이 생기면 무조건 멘토나 스폰서에게 도움을 구하라는 모임: 어느정도의 노하우를 알려주면 스스로 행동하는 자율성을 길러야 합니다. 자율성과 독립성은 모든 인간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3. 불안과 두려움을 자극하는 모임: 불안에 쫓기면 정상적인 사고과정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호시탐탐 우리 마음을 노리는 이들로부터 단단하게 자아를 지키며 살아가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될 것이다.
22p
자살폭탄 테러리스트는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들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빈곤층보다 유복하고 혜택 받은 엘리트 계층 출신에 많으며, 그들은 대부분 고학력에 의사나 엔지니어 등 전문직 종사자였다. 물론 사회의 소수파에 속해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가혹한 박해를 받거나 굴욕적인 체험을 해서 복수를 다짐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25p
우선 그들은 이상주의적이고 순수한 경향이 강했다. 또한 사회에서 순탄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살아가는데 고통이나 어려움을 느끼거나 사회에 불신을 갖고 있었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이미 사회에서 낙오된 경우도 있었지만,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요소를 잠재적으로 갖고 있음에도 주위에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28p
사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정체성을 찾아내지 못한 이는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관에 맞섬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고 한다. 이런 '카운터 아이덴티티;는 사회로부터 버려진 이에게는 인생을 역전시켜서 자신의 가치를 되찾는 환희와 구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존재가 자신을 받아주고 인정해 주는 곳을 만나게 되면 그곳이야말로 살아갈 곳이 된다.
...
그들이 변한 이유를 푸는 열쇠는 터널이라는 장치에 있다. 과연 터널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 터널은 가늘고 긴 통로로 외부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가면 출구까지 빛이 없다. 터널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외부 세계로부터 차단된다는 점과 시야를 작은 한 점에 집중시킨다는 점이다. 터널을 빠저나가는 동안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차단되고, 출구라는 한 점을 향해가는 와중에 어느 지점에서 지야가 좁아지는 시야 협착 증상이 나타난다.
29p~32p
대개의 젊은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거역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소속된 집단에서 인정받는 일은 목숨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속된 집단으로부터 버림받는 일은 죽음보다도 괴롭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동료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이들이 종종 죽음을 선택한다. 그들이 작고 도망칠 곳 없는 집단에 소속되어 있을수록 따돌림이나 왕따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된다. 학교라는 닫힌 세계도 사람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는 터널로 작용한다. 이 또한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기에 생기는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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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터널에 들여보내는 것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종의 심리 조작을 거는 것과 같다. 따라서 너무 협소한 터널로 아이를 들여보내서는 안 된다. 얄궂게도 엘리트 학생들이 종종 컬트 교단의 희생자가 되는데, 이는 터널에서 청춘을 보냈기에 바깥의 빛이 눈부셔서 다시 터널 속에서 숨을 곳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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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아이들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상아의 탑이라고 불리는 대학이나 기업을 비롯한 종적 사회 조직도 그곳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쓰면 쓸수록 터널의 양상을 띠게 된다.
50p
맨 처음 접근해서 손금을 보는 이유는 신체 접촉을 통해 애착이나 신뢰가 싹트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손금이 새겨져 있는 내면, 성격 운명 등을 보는 위치에 서게 됨으로써 주도권을 쥐게 된다.
...
판매자는 손금이나 이름을 보게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상대가 넘어올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으니, 사실 이 기술은 효율적으로 '호구'를 찾아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손금을 보여주거나 이름을 알려주는 사람은 그다지 경계심이 크지 않고, 상대의 요구에 응하기 쉬운 의존성 인격장애 경향이 넢은 사람임을 의미한다. 그런 사람은 속이기 쉬운 유형이며 손금이나 이름에 새겨진 '비밀'을 털어놓은 상대에게 쉽게 의지하게 된다.
경계심이 강하고 자아가 안정되어 자신과 타인의 경계가 확실한 사람이라면 손금이나 이름과 같은 개인 정보를 상대에게 가르쳐주지 않으며, 감정 받기를 원하지 않게 마련이다. 하물며 만난 지 얼마 안 된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인생의 문제나 고민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80p게다가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며 의존하는 사람에게 맡겨버린다. 고란한 일이 일어나면 바로 그 사람에게 달려가 상담을 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행동한다. 의사결정을 타인에게 맡기기 시작하면 사소한 일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 되고,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의지하게 된다.
88p
의존성 인격장애와 더불어 심리 조작을 당하기 쉬운 특성에는 피암시성이 있다. 피암시성은 암시에 걸리지 쉬운 경향을 가리킨다. 피암시성이 강한 상태는 이를테면 자신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믿어도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모든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주체적인 의사로 행동하지 못하며 주어진 지시대로 행동하기 쉽다.
159p어느 날 아무리 애를 써도 전혀 개선되지 않는 10대 소년이 밀턴 에릭슨을 찾아왔다. 에릭슨은 소년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단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너의 행동이 얼마나 변할지 상상조차 못하겟는데."에릭슨의 말은 소년이 변하리라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단정 짓지도 않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소년은 안심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행동이 바뀔 뿐 아니라 그것이 전문가가 예측조차 못할 정도라고 말해줌으로써 저항감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자존심이 자극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소년의 잠재의식을 건드렸을 터이다. 실제로 간단한 그 말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 소년이 행동은 변하기 시작했다. 논리적인 설득보다도 가볍게 임시를 주는 말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나 또한 이런 경우를 수없이 경험했다. 상대의 말속에서 희미하게나마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면, 그 점을 지적해서 '벌써 바꾸기 시작한 것 같은데"와 같은 말을 해준다. 그러면 실제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163p 가령 상대가 "당신과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라고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하자. 이때 의기소침해져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왜 그런 건지 확실하게 말 좀 해봐!"라고 윽박지르면 오히려 상대는 당신을 더 믿지 못하게 되고 마음을 열지 못한다.그렇다면 "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저항하는 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소 거리감이 있는 사람인 경우에는 저항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대화의 실마리를 붙잡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말하고 싶지 않다고...... 꽤 분명하게 말해주는구나. 의지가 강해서 좋아. 예전부터 이렇게 단호한 성격이었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가까운 사이라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네가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당연하지. 너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와 같은 식으로 말하는 것이다."말하고 싶지 않다고...... 혹시 화내고 잇는 거야? 뭔가 기분 나뿐 일이 있었어? 내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말해줘." 하며 배후에 있는 상대의 감정에 공감해 주는 방법도 유용하다.
167p 고객에게 판매하고 싶은 상품을 사게 하려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고,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 등 고객의 니즈를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그리고 고객이 그런 문제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 자연스럽게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해질 뿐만 아니라 도리어 고객이 스스로 적합한 상품은 없는지 물어오게 된다. 판매하려고 애를 쓰지 않아도 고객이 먼저 사고 싶다고 나서게 되는 것이다. 중립적인 선의의 제삼자로서 상담을 하는 중에 상대의 니즈를 완전하게 파악할 뿐 아니라 신뢰도 획득하는 방법은 상대를 강하게 조종하려고 하거나 무리하게 설득하려고 하는 방법보다 훨씬 성공률이 높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타자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타자의 강요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개인주의 시대에는 강하게 설득하려고 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202p 세뇌를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원리로는 정반대의 기법도 있다. 정보 차단이나 감각 차단과는 반대로 정보나 자극을 과잉으로 제공받는 상태에 마냥 있게 두는 것이다. 정보 과부하 상태가 계속되어도 뇌는 차츰 주최적인 사고력이나 판단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처음에는 강한 반달과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생각이라도 계속해서 듣게 되면, 차츰 그것이 올바른지 잘못되었는지 판단하지 않게 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225p조작당한 사람이 의존 상태라는 점을 이용해서 다양한 형태로 착취하고 사기를 친다. 그중에는 마치 스스로 원해서 행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자기희생'이라는 이름의 착취도 있다. 지금은 널리 알려졌지만 컬트 종교도 이런 원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칼트 교단은 매우 강력한 심리 조작을 사용하고 있으며, 신도가 된 자식을 빼내기 위해 입교를 가장해서 교단에 잠입한 부모들이 오히려 신도가 되거나, 그 종교에 현혹되었다가 간신히 도망쳐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 심리 조작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심리 조작의 원리와 기법>
제1의 원리: 정보 입력을 제한하거나 과잉되게 한다.
제2의 원리: 뇌를 지치게 만들어 생각할 여유를 빼앗는다.
아무 의미 없이 만성적인 피로 상태를 강요하는 조직이나 생활에는 미래가 없다. 여유를 갖고 몸과 마음을 좋은 상태로 유지해야 의미 있고 자신다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법이다. 이것은 아이들 교육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나치게 공부를 시키면 매사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아이를 항상 피곤할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무리하게 공부를 시키지 않아야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래야 아이들이 병들지 않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제3의 원리: 구제를 확신하고 불멸을 약속한다.
제4의 원리: 사람은 사랑받고 싶어 하며 배신을 두려워한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얼마나 냉담하고 무뚝뚝하고 냉혹했는가. 이 얼마나 다른가. 이들은 아낌없이 애정을 표현해 준다...... 이런 느낌에 익숙해지면 그동안 살아왔단 세상은 극한의 땅이 되고, 그런 곳에서 지금까지 용케도 버텨왔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갖고 있던 상식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친밀감과 호감을 갖게 된 사람이 하루만 더, 일주일만 더 세미나에 참석해보지 않겠냐며 권유하면 냉담하게 거절하지 못하게 된다. 조금씩 보여주면서 단계적으로 끌어들이다가 어느새 푹 잠기게 하는 것이 이들이 권유할 때 쓰는 상투적인 수법이다.
제5의 원리: 자기 판단을 불허하고 의존 상태를 유지시킨다.
컬트 종교는 신다마다 멘터가 되는 선배가 있으며, 세세한 일까지 모조리 멘토와 상담하게 한다. 모든 것이 자신 이외의 존재에 의해 결정된다. 아무리 인생의 의미와 희망을 약속해 준다고 해도 자신의 인생조차 결정해갈 수 없다면,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뒤에 무슨 희망이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런 상황은 상류층 아이들에게도 일어나기 쉽다. 어렸을 때 엄마가 아이 대신에 모든 것을 판단하고 의사결정까지 해주었다면,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대신해 주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에필로그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심리 조작은 테러리스트와 같은 언뜻 보기에도 위험한 집단의 전매특허가 아니라는 점이다. 상냥한 얼굴을 하고 당신에게 봉사하는 존재로서 어느 결에 당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와서 당신을 조종하는 수단으로써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마음에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개인이 주체적으로 책임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더 어려워지는 시대가 되었다. 범람하는 정보의 바다에 삼켜지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습관을 지니고, 더불어 자신에게 안전 기지가 되는 존재들을 소중히 할 필요가 있다. 방어를 단단히 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환상의 적과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불안에 쫓겨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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